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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ease Note (2026-01)

8 min read|26. 2. 1.

벌써 한달이 다 지나갔다는 식상한 말로 시작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 24년의 1월을 되돌아보면서 25년 1월을 회고한게 아직도 생생하다. 지난 1월엔 니체에 푹 빠져 이것 저것 살펴봤고 또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며 호들갑이었다. 매년 회고를 하다 보니 1월은 매번 빠르다는 말로 시작을 하는게 보인다. 이젠 인정해야 한다. 1월은 원래 빠르게 지나간다.

음식

디핀이라는 와인바에 다녀왔다. 원래의 나라면 이렇게 예약이 힘들거나 귀찮거나 줄을 서야 하는 음식점엔 잘 가지 않았다. 옆에 있는 사람 덕에 바뀌었다. 강릉에 놀러가서도 대기가 100팀이 넘는 치즈순두부쫄면을 먹고 왔다. 매끼를 맛있게 먹을 수 없겠지만 되도록 많은 끼니를 맛있게 먹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이번 겨울, 여름이 제철인 포도가 유난히 먹고 싶었는데, 제철일 때 제대로 즐겨야 겠다.

흑백요리사 시즌2, 최강록 요리사

시즌1도 재밌게 봤고 시즌2도 재밌게 봤다. 같으면서도 다른 새로운 전개가 즐거웠고 보고 배울 셰프 분들도 참 많았다. 후덕죽 요리사님을 보고 장인정신이 무엇인지 배웠고 요리괴물로부터 프로페셔널을 배웠다.

무엇보다 시즌2를 우승한 최강록 셰프로부터 배운 점이 많다. 결승전에서 본인의 요리에 내보이며 했던 말 중 '척'이라는 단어가 귀에 들어왔다. 얼마나 많은 가면을 쓰며 살아가고 있는지 되돌아 보게 되었다. 그냥 모른다고 하면 될 일을 아는 척 하느라 애썼던 경험, 당황했지만 그렇지 않은 척하고 임기응변을 통해 그럴싸한 말로 대처한 경험 등 여러 일들이 스쳐지나갔다.

Being

미래의 소재로 살아가는 것을 멈추고 현재에 살기가 생각보다 어렵다. 진화론 관점에서 보면 인간의 뇌는 생존해야 한다는 것이 기저에 깔려있다. 그렇기 때문에 미래를 대비하지 않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미래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시뮬레이션 돌려봐야 한다. 불안은 여기에서 온다. 새로운 AI 기술들이 쏟아지면서 "지금 아무것도 안 하면 뒤처진다"는 공포(FOMO)를 주입받는다.

매 주말을 다양한 공부와 활동, 사이드 프로젝트로 빼곡히 채우면서 나 자신을 성장시키기 위한 시간으로만 사용했다면 점점 그러지 않고 있다. 연차가 쌓이면서 꺾였다는 인상으로 보여질 수 있겠지만 한편으론 성숙해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을 온전히 보내기 위해서는 생산성을 완전히 버릴 수 있어야 한다. 버릴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Worth the clicks

  • 포스팅 하지 않는 것에 대한 노트
    • 존재적 권태감에 대한 내용이다. 블로그를 오래 쓰다 보면 관성에 의해서 남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글을 쓰는 자신을 발견한다. 내 블로그는 내 이야기였다가 점점 미디어 자체에 대한 이야기가 되어간다.
    • 계속해서 인정받고 싶다는 불안감과 더이상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는 속 시원함이 공존한다.
    • 놀랍게도 이번달엔 X와 링크드인을 많이 들여다보지 않았다. 바빠서 인 것도 있지만 내가 포스팅을 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 본문: https://www.workingtheorys.com/p/notes-on-not-posting
  • 개발자는 AI에게 대체될 것인가

마무리

불확실성이 높은 날이 계속 되면 가만히 있는다. 미래를 감히 예측하지 않는다. 섣부르게 행동하지 않고 오히려 가만히 있는다. 정말 가만히 있는게 아니라 나에게 집중한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뭘 잘하는지, 어디에서 에너지를 받는지 돌아보면서 불공평한 이점을 찾아보곤 한다.

테세우스의 배. 과연 이 배는 이전과 같은 배인가?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육체는 그 사람일 수 없다. 끊임없이 새로운 세포로 교체되니까. 그 사람의 기억, 경험만이 그 사람을 구성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그 사람에게 어떤 경험을 선사하느냐이다. 선한 영향력이란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어떠한 경험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 회고 모임을 마무리 하면서 했던 말로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