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돌토. 돌고 돌아 지난 8월 4일, 토스로 돌아왔다. 역삼역 3번 출구에서 나와 아크플레이스 건물에 들어서는 감회가 새로웠다. 퇴사하고 지난 1년 동안 여러 커리어 고민이 있었고 어떤 팀으로 합류해야 하나 고민을 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글로 정리해 봤다.
경험
다양한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큰 규모의 회사에도 다녀봤고 비슷한 것처럼 보이지만 문화가 다른 팀도 가봤다. 혼자 만들어서 운영도 해보고, 비교적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에서도 개발을 했다.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하는 일이 크게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정작하는 일은 비슷했다. 다를 것으로 예상했던 경험들, 경험해보지 못한 것에 대한 갈증은 해소됐다.
리더십
지난 6월 월간 회고에서도 얘기했듯이 6월부터 여러 팀을 만났다. 되도록 리더십 포지션으로 도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토스페이먼츠에서도 리드 역할을 맡았지만 내가 처음부터 합류했던 팀이 아닌 아예 다른 팀의 리드로 합류할 때 잘 해낼 수 있을지 시험하고 싶었고 해내는 경험을 통해 성장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것이 첫 번째 이유이자 이번에 내가 도전해야 하는 영역이라고 생각했다.
사람에 대한 가치관
나와 인간관이 맞는 의사결정자(인사권자)와 함께하고 싶었다. 여기에서 말하는 인간관이란 인간에 관한 생각, 즉 인간을 어떤 존재라고 생각하는지다. 조직 문화는 Top-down일 수밖에 없다. 의사결정권자, 인사권자의 인간관을 기반으로 제도나 문화가 조성된다.
나는 '인간은 기본적으로 일을 하기 좋아한다.'라고 생각한다. 의사결정자도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면 이를 기반으로 제도들이 형성되고 문화가 만들어진다. 그 반대라면 그에 따른 제도가 만들어진다. 만약 인간은 일을 하기 싫어하는 존재라고 생각한다면 출퇴근을 통제하고 더 일을 시키기 위한 무언가가 만들어질 것이다.
이 가치관이 맞는 사람과 함께 하고 싶었다.
자율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팀
일을 하는 데 있어서 자율성이 중요하다. 팀의 미션에 공감하고 그 미션을 위한 본인의 역할을 알고 있다면 언제 어디에서 근무할 때 생산적인지 알 것이다. 속해있는 팀의 생애 주기, 담당하는 제품들의 시기에 따라 업무의 특성과 강도가 다른데, 이에 따라 효율적으로 일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생산적이기 때문이다.
원격 근무에 대한 생각이란 글에서도 다뤘듯이 원격 근무는 복지가 아니라 '근무 형태'의 일환이며 자율성을 보장하는 장치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토스 팀은 코로나 시기 이전부터 원격 근무를 자율적으로 했던 팀이며 코로나가 끝난 지금도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날 토스에 다닐 때, 이 부분이 내심 뿌듯했었다. 소신 발언을 하자면 생각보다 직원들을 신뢰하고 자율성을 보장하는 회사가 많지 않았다.
큰 엔지니어링 조직
회사 자체의 규모보다 내가 리드해야 하는 엔지니어링 조직의 규모를 고민했고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크기의 리더십 역할을 좇았다. 국내에 큰 규모의 프론트엔드 조직이 있는 팀은 많지 않다. 크다는 기준이 모호하지만 100명 이상의 엔지니어링 조직을 생각했다.
토스페이먼츠에서 3명의 작은 엔지니어링 조직에서 23명이 되기까지 여러 성장통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배운 점이 많았다. 100명의 조직은 그 규모에 맞는 성장통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 성장통을 잘 극복해서 성장하는 과정에 참여하고 싶었다. 단순히 규모만 큰 것이 아니라 이 규모에서도 성장하는 조직이어야 했다.
계속해서 확장하는 팀
5년 전, 토스에 합류할 당시 토스는 이 정도로 큰 팀은 아니었다. 그 당시 토스 정도의 팀들이 많았고 오히려 토스가 작은 편에 속하기도 했다. 그때 당시 토스와 비슷했던 팀들과 지금의 토스를 비교하면 정말 엄청나게 차이가 난다. 그동안 토스는 계속 확장해 왔고 지금도 확장하고 있다.
토스 재직 당시 전사 위클리가 정말 기다려졌다. 회사엔 어떤 흥미로운 일이 있었을까, 어떤 새로운 일이 생길까 궁금했다. 회사의 성장은 다양한 도전 거리를 만들고 성장할 기회를 준다. 토스는 빠르게 성장하고 확장하는 팀이었고 지금도 그랬다.
승자독식
AI를 잘하는 조직이 이길 것이라는 사실은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다. AI로 인해 개발자의 생산성도 올라갔다더라. 그렇기에 AI가 참고할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고 열정있는 개발자가 많은 팀은 비약적인 생산성 향상을 만들 수 있다. 1인이 해낼 수 있는 생산성 대신 조직의 생산성 향상에 집중했고 다시 조직으로 합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1인 창업, 솔로프리너가 유행하는 요즘, 흐름에 반하는 움직임이기도 하다. 나는 개인적인 활동도 하면서 조직에 있을 때 더 임팩트를 만들어내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사람
나에게 일은 꽤 가성비 좋은 활동이다. 기본적으론 일을 함으로써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사회의 일원으로 느끼게 해주고 효능감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한편, 일은 성장의 수단이기도 하다. 혼자서 했으면 이만큼 성장할 수 없었다. 함께 하는 팀에 훌륭한 동료, 함께하고 싶은 동료가 있는 것이 중요하다.
누구와 함께하는가
해보고 싶은 것이 많다. 여러 열정 있는 동료들과 여러 가지 실험을 동시다발적으로 해보고 싶다.
좋은 사람이 그 팀에 있는지 살펴보는 것은 직접 일해보지 않는 이상 파악하기 어렵다.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방법은 보상을 보는 것이다. 인재를 얼마나 잘 대우하는지 보면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보인다. 내가 아는 토스는 꽤 높은 보상을 제시했고, 그래 왔다. 좋은 인재들은 높은 상관관계로 높은 보상을 주는 팀에 있다.
직접적으로 아는 방법은 다녀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인사권자와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이다. 채용할 때 어떤 기준으로 하는지, 리더를 채용할 땐 어떻게 하는지 등 채용과 관련된 여러 관점을 물어봤다. 팀은 결국 사람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어떤 사람을 어떻게 채용하는지 살펴보면 그 팀의 분위기를 어느 정도 추측할 수 있다.
컴백
A review of my time at toss 글을 공개한 지 채 1년이 되지 않았다. 채용, 개발 문화를 만들었던 경험, 피드백 러닝들 등 공유할 예정이라던 글들은 미처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전부 초안으로 남아있다. 올해 안으로 정리해서 공유할 예정이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꽤 멋진 성과를 이루고 금의환향하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다. 예를 들면 창업하고 엑싯을 한다던가, 기존 팀원들에게 나의 성공 경험을 공유하고 싶었다. 성공만이 나에게 양분을 주진 않는다는 것을 커피챗을 통해 깨달았다. 지난 1년 동안 정말 다양한 경험을 했고 다른 성장을 했다.
Frontend Chapter Lead
토스 코어의 프론트엔드 챕터 리드 역할로 합류했다. 토스 코어에만 100명이 훌쩍 넘는 정말 많은 프론트엔드 개발자 분들이 계시는데 토스 프론트엔드 챕터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어떻게 하면 더 잘 채용할지, 합류한 구성원분들이 본인들의 커리어를 어떻게 잘 가꿔나갈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광고) 커리어 워크샵
어느 정도 연차가 흐른 엔지니어라면 커리어와 관련하여 고민이 많을 것이다. 프론트엔드 개발자라면 풀스택 개발자로 범위를 넓혀야 하는 것은 아닌지, 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다른 영역으로 확장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이 든다. 플랫폼 엔지니어, 디자인 엔지니어, 특정 도메인의 스태프 엔지니어처럼 개발을 계속하는 영역이 있다면 엔지니어링 매니저, 프로덕트 오너, PM처럼 영역을 확장하는 등 커리어 패스가 참 다변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험치가 쌓이면서 리더십 역할을 제안받기도 하지만 방향성을 제시해 주는 사람은 없고 고민을 나눌 사람마저 적다.
최근 공개 커피챗을 진행하면서 다양한 커리어를 경험하신 분들과 대화를 나눴는데 이것이 나만의 고민은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이번 글에선 리더십 포지션이라는 방향을 결정하고 난 뒤, 어떤 팀으로 합류할 것인지에 관한 이야기를 다뤘다면 그 이전의 커리어 고민을 소규모의 워크샵 형태로 나눠 보려고 한다.
앞으로 어떻게 커리어를 만들어 나갈지 고민이 있으신 분들은 신청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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